“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마태 28,10)
성 프란치스코 한인 천주교회 신자여러분,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과 가정에 함께 하시길 빕니다.
파스카 성야의 복음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첫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주님의 무덤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천사의 모습을 보고 까무러칠 정도로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그들이 두려움 속에 있을 때, 주님께서 부활하신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평안하냐?”
슬픔에 젖어 있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들을 위로하시는 사랑이 담긴 말씀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간절히 듣고 싶은 주님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몸이 아파 걱정되고 두려우신 분들,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한숨짓는 분들,
혼자라고 느껴져 외로우신 분들, 아이들과 매일 함께 지내는 것이 버거워 지치신 분들,
가족을 간호하느라 힘드신 분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퍼하시는 분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믿음을 유지하고 싶은데 여러 유혹들로 그러지 못해 안타까워하시는 분들,
주님께서는 그런 우리 모두의 어깨를 토닥이시고 살포시 안아 주시며 속삭이십니다.
“괜찮다. 나다. 평안하여라.”
많은 분들이 주님의 몸인 성체를 모시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또한 많은 분들이 미사 중계를 통해 신영성체의 기도를 바치면서 온 마음으로 더욱 간절히 기도하며 주님의 영을 모시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부활하시기 전에는 그 시간, 그 장소에서만 계실 수 있으셨습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후에는 시간에도 장소에도 구애받지 않으시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곳, 주님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둘이나 셋이 모인 곳, 바로 여러분 가정에 언제든지 계실 수 있으십니다.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계신 곳이 부활하신 주님께서 계실 곳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집은 또한 주님의 집입니다.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주님께서 함께 계십니다. 여러분의 사랑의 실천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모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집이 주님의 평화로 가득 채워지는 향기로운 기도처가 될 수 있길 저 또한 기도하겠습니다.
우리 주님의 부활을 함께 기뻐하며 축하드립니다.
2020년 주님 부활 대축일에
주임신부 박명진 요셉